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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의 단체교섭 재개 요구에 대한 전교조인천지부의 입장
인천시교육청은 12월 30일자로 단체협상의 재개를 요구해 왔다. 2005년에 전교조인천지부가 요구한 단체교섭이 시교육청의 불성실한 태도로 교착상태에 빠진 채 수년이 지난 상태라 이번 시교육청의 교섭 요구를 반갑게 맞으며 우리는 적극 협상에 임할 것임을 밝힌다.
2005년에 교원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했을 때 시교육청은 불성실 태도로 일관하여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2007년 5월 이후에는 예비교섭마저 중단된 상태이다. 시교육청이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며 시교육청과 전교조의 생산적 단체협상으로 인천 교육이 발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만의 하나 시교육청의 단체교섭 요구가 인천의 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선의에 바탕을 두지 않고, 정권의 눈치를 보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개탄스러운 일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과 궤를 달리 하는 것이길 바라며, 인천시교육청이 스스로 말한 것처럼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걸맞게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에 부합하는 단체교섭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인천교육의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교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변화된 교육환경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 2008년 전교조인천지부가 인천지역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성적 경쟁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학생들은 학업 부담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부모단체의 설문조사에서는 학부모의 다수가 학교자율화 조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지역 교육의 발전 방안을 함께 구상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시교육청이 ‘2004단체협약’ 중 방과후학교 교육활동, 학업성취도평가 개선과 관련된 조항을 해지할 것을 요구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객관적 조사에 의해 학교자율화 조치와 학업성취도평가(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여러 가지 폐해를 낳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폭증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한 경쟁을 조장하는 학교자율화 조치와 일제고사를 제어할 수 없도록 단체협약을 무력화하려고 한다면 이는 지역 교육의 발전을 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없다.
우리는 일부 단체와 정치인이 전교조를 집단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시교육청이 동의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교육청은 정치 집단의 술수에 우리 교육이 휘말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 나가기를 바라며 건강한 파트너쉽을 발휘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우리 또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