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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세월동안 시흥시를 바라보고 있는 이 <마애보살>은 수많은 불자들에게 큰 위안거리임에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마애보살 앞에서 공을 올리는 한 보살이 말을 건넵니다.
“전쟁 중에 군인들이 마애보살을 향해 총을 쏘았는데 총알이 마애보살을 모두 비껴갔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실제로 보살상 옆에는 총탄 자국이 몇 개 보였는데 보살상엔 그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마애보살을 관리하는 효일사 사찰에선 등산객들에게 점심공양도 무료로 제공해 출출하던 차에 산채비빔밥을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국가 보물 마애보살입상의 신성함이 느껴지는 곳.
2001년 국가보물로 지정된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은 그 규모면에서 전국 최대로 평가받습니다. 높이 14m, 어깨너비 3.75m규모로 소래산 중턱에 있는 병풍바위(장군바위로도 불림) 암벽에 선각(線刻)돼 있습니다. 원통형의 관을 쓰고 있는데 이는 고려시대에 많이 나타나는 양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마애보살에서 멀지 않은 곳엔 예전부터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는 '소래산 우사단지(雩祀壇址)'가 있습니다.
이곳에 우사단지가 세워진 것은 조선시대로 알려져 있는데, 소래산이 당시 인천부의 진산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애보살의 공력이 기우제에 까지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나절의 산행으로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코스가 또 있으려나 싶습니다.
시민 편집위원 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