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민과 함께 공무수행중
음악에 사랑 싣는 공무원들의 아름다운 나들이
인천시청 '공무수행'은 세명의 보컬이 번갈아 가며 무대를 이끌어 관객들의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동인천에 있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싸리제홀 공연장에서는 특별한 공연 하나가 펼쳐졌다. 결식아동돕기 자선콘서트 '아름다운 노래'. 이번 공연은 인천밴드연합(회장 정유찬)소속 공무원밴드들이 함께 만든 공연이었다.
인천지방 경찰청 소속 ‘폴리스라인’, 인천지역 교사들의 ‘로즈’, 인천시공무원의 ‘공무수행’ 등 3개 팀이 이날의 무대를 이끌었다. 공무원이란 직업으로 음악하기엔 여러가지 어려운 점들이 많지만 쉽지 않은 자리를 만들어 사랑의 화음을 맘껏 발산했다.
이날 공연장에서만큼은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도, 업무에 매달리는 공무원도, 학교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도 아닌 그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즐기는 그들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천지방 경찰청의 '폴리스라인'이 박력있고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인천지역에는 현재 스쿨밴드, 인디밴드, 직장인밴드 등 80여팀이 활발한 움직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들인 3개 팀은 각자 근무하는 부서가 다르고 직종이 달라 모여 연습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든 무대니만큼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고 관객도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인천청소년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들이 장애우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각기 다른 특색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천시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오늘도 공무수행중’은 음악을 통한 사회봉사와 문화예술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2004년 7월에 결성됐다.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무대는 서로의 벽을 허물고 음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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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City Zone, Folk, Meet you all 팀이 활동중이며 이번 공연엔 City Zone이 참여했다. 차재국 회장(인천시청 수산과)을 중심으로 보컬에 최유리(시청 사회복지봉사과)·오경수(시의회 사무과)·유성한(서구청 도시개발과), 기타 최광진(경제자유구역청 총무과), 키보드 장희경(연수구청 민원지적과), 베이스 차지수(중구 수도사업소), 드럼 서정하(경제자유구역청 건축지적과) 씨 등이 결합돼있다.
맴버들의 연습은 일주일에 2~3회씩 퇴근 후 주로 인천시청 지하연습실에서 하고 있다. 차재국 회장은 “근무부서가 다르고 업무패턴이 달라 함께 모여 연습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그래도 워낙 열정이 많아서 꼭 함께 모여서 연습을 한다.”고 자랑했다.
‘폴리스라인’은 그룹의 이름처럼 인천지방 경찰청소속 경찰들로 구성된 밴드다. 맴버로는 보컬 유상하(연수경찰서), 기타 정영제(남동경찰서)·유성철(남동경찰서), 베이스 배용선(인천지방경찰서), 드럼 이종근(부평경찰서), 유일한 홍일점인 키보드 한민숙(남동경찰서) 등이다.
밴드들의 공연이 마무리된 후 출연자들과 관객이 하나되어 '독도는 우리땅'을 불렀다.
비번인 시간을 활용해 자비로 연습실을 빌려가며 실력을 키운 폴리스라인은 전국 최초로 결성된 경찰밴드로 맴버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들은 지난 2004년 9월 권위적인 기존의 경찰 이미지를 탈피, 음악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전하려 마이크를 잡았다.
집회현장에서 볼 수 있는 폴리스라인이 아니라 ‘경찰관의 음율(Line)’로서 시민과 경찰을 이어주는 인간적인 매개체가 되겠다는 각오로 출발했던 것이다. 기타를 담당하는 정영제 씨는 “경찰의 근무특성상 그 어느 팀보다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침 이번 공연시간에 비번이여서 참여할 수 있었다.”고 뿌듯해 했다.
‘ROZE’가 마지막으로 남았다. 여기서의 ROZE는 장미가 아니라 ‘Readers Of Zero Emotion’ 의 약자로 21세기 음악적 정서를 내다보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폭 넓게 연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로즈는 지난 95년 밴드결성이래 10년 넘게 한결같은 팀웤으로 뭉친 베테랑 밴드로서 매력적인 보이스를 가진 2인의 보컬과 안정적인 사운드가 장점인 7인조밴드다. 전원이 초등학교 교사로 보컬 이명순(인천선학초)·고연정(인천옥련초), 기타 신정호(인천인동초)·이재현(인천효성남초), 베이스 권태신(인천용현초), 드럼 조성호(인천봉수초), 키보드 오소영(인천만수초)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자신을 ‘항상 음악이 좋아 음악 안에서 꿈을 펼치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퇴근 후 밤 9시까지 연습을 했다고 한다. 참가자 모두는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무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결식아동들에겐 이웃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민기자 문경숙(
angel4020@hanmail.net)